입사 3일 차,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깨달았다

운이 좋았다, 그리고 운이 나빴다

코딩 부트캠프를 수료하고 3개월 만에 취업했습니다. 주변에서 축하해줬습니다. "요즘 취업 어려운데 운 좋다"고.

맞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입사 3일 차, 깨달았습니다. 운이 나쁘게도, 제가 생각보다 훨씬 아무것도 모른다는 걸.

첫날: "이게 뭐지?"

첫 출근날, 온보딩 미팅에서 시니어가 말했습니다.

"우리 프로젝트는 모노레포 구조로 되어 있고, Turborepo로 관리합니다. 상태 관리는 Zustand 쓰고 있고, 컴포넌트는 컴파운드 패턴 위주로 작성해주세요. 테스팅은 Vitest로 작성하고요."

...모노레포? 컴파운드 패턴? Vitest?

부트캠프에서 배운 적 없었습니다. 고개만 끄덕였습니다.

일주일 차: 코드 리뷰가 무섭다

첫 PR을 올렸습니다. 간단한 폼 컴포넌트였습니다.

시니어의 코드 리뷰:
- "왜 useCallback을 안 쓰셨나요?"
- "이 부분은 메모이제이션이 필요합니다"
- "props drilling이 심한데 Context로 분리하시죠"
- "테스트 케이스가 없네요"

...useCallback? 메모이제이션? props drilling?

들어본 용어들인데, 정확히 뭔지 몰랐습니다. 구글링하면서 고쳤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는 이해 못 했습니다.

2주차: 매일이 공포

매일 아침 출근이 두려웠습니다.

- 스탠드업 미팅에서 시니어들이 하는 말이 절반도 안 들림
- 레거시 코드를 봐도 왜 이렇게 짰는지 이해 안 됨
- 에러가 나면 어디서부터 디버깅해야 할지 모름
- 동료들에게 물어보기도 미안함 (같은 걸 계속 물어봐서)

"이러다 해고당하는 거 아냐?" 진지하게 걱정했습니다.

퇴근 후: 독학의 한계

퇴근 후 집에서 공부했습니다. 유튜브, 블로그, 공식 문서.

하지만 단편적이었습니다. "useCallback 사용법"은 나오는데, "언제 써야 하는지", "왜 써야 하는지"는 안 나왔습니다.

계속 불안했습니다. "내가 제대로 알고 있는 게 맞나?"

3주차: 결심

금요일 저녁, 퇴근하면서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계속 불안하게 다닐 순 없다. 뭔가 체계적으로 배워야 한다."

회사 선배에게 물었습니다. "기초가 부족한데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요?"

선배가 추천해준 강의가 있었습니다. 프론트엔드 마스터클래스.

"나도 신입 때 이거 들었어. 실무에서 필요한 거 거의 다 나와."

주말에 고민했습니다. 가격이 부담되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었습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 전에 결제했습니다.

첫 강의: "아, 이거였구나"

첫 섹션은 JavaScript 심화였습니다.

이벤트 루프, 클로저, this, Promise, async/await...

부트캠프에서 "이렇게 쓰면 된다"만 배웠던 개념들을. 이제야 제대로 이해했습니다.



"Promise가 왜 setTimeout보다 먼저 실행되나요?"

면접 때 답 못 했던 질문입니다. 이제는 압니다. 마이크로태스크 큐와 태스크 큐의 차이.

회사 코드를 다시 봤습니다.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1개월 차: 레거시 코드가 읽히기 시작했다

디자인 패턴 섹션을 들었습니다.

Compound Components, HOC, Render Props, Custom Hooks...

회사 코드에 다 들어 있었습니다. 이제야 보였습니다.

"아, 이 컴포넌트가 Compound 패턴이었구나."
"이 HOC는 인증 체크를 하는 거였구나."
"이 Custom Hook은 API 호출 로직을 분리한 거구나."

코드 리뷰 코멘트가 이해되기 시작했습니다.

"왜 useCallback을 안 쓰셨나요?" → 리렌더링 최적화 때문이구나
"메모이제이션이 필요합니다" → 불필요한 재계산을 막는 거구나
"Context로 분리하시죠" → props drilling을 피하는 거구나

2개월 차: 코드 리뷰에서 칭찬받기 시작했다

PR을 올렸습니다. 이번엔 달랐습니다.

- useCallback으로 함수 메모이제이션
- React.memo로 불필요한 리렌더링 방지
- Custom Hook으로 비즈니스 로직 분리
- 테스트 케이스 작성

시니어의 코드 리뷰:

"오, 이번엔 정말 잘 짰네요. 신입 맞아요?"

그날 저녁, 진짜 기뻤습니다.

3개월 차: 이제는 도움을 줄 수 있다

같은 팀 다른 신입이 물었습니다.

"이 에러는 왜 나는 거예요?"
"useEffect는 언제 쓰는 거예요?"
"상태 관리는 어떻게 하는 게 좋아요?"

제가 설명해줬습니다. 강의에서 배운 내용으로.

3개월 전엔 받기만 했는데, 이제는 도움을 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금: 평생 레퍼런스

입사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혼자서 기능을 설계하고 구현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강의를 봅니다. 새로운 문제가 생길 때마다 해당 섹션을 찾아봅니다.

"복잡한 폼을 어떻게 관리하지?" → 상태 관리 섹션
"성능 최적화는 어떻게 하지?" → 최적화 섹션
"테스트는 어떻게 짜지?" → 테스팅 섹션
"접근성은 어떻게 챙기지?" → 접근성 섹션

회사에서 새 프로젝트 아키텍처를 설계할 때도 강의를 참고했습니다. 시니어가 놀랐습니다.

"신입이 이렇게까지 고려해서 설계안을 가져올 줄은 몰랐네요."

왜 이 강의가 특별한가

실무하면서 느낀 점입니다.

1. 실무에 바로 쓰입니다

부트캠프는 "취업하기 위한" 강의였습니다.
이 강의는 "살아남기 위한" 강의입니다.

실무에서 마주치는 거의 모든 상황이 강의에 나옵니다.

2. "왜"를 알려줍니다

구글링하면 "어떻게"만 나옵니다.
이 강의는 "왜"를 알려줍니다.

"왜"를 알면, 응용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상황에서도 적용할 수 있습니다.

3. 두고두고 봅니다

한 번 보고 끝이 아닙니다. 계속 찾아봅니다.

필요할 때마다 해당 섹션만 다시 보면 됩니다. 평생 레퍼런스입니다.

4. 성장이 보입니다

3개월 전 제 PR과 지금 제 PR을 비교하면 확연히 다릅니다.

코드 품질이 달라졌고, 고려하는 게 많아졌고, 테스트를 작성하고, 성능을 챙깁니다.

팀장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요즘 많이 성장했네요."

솔직하게, 아쉬운 점

완벽한 강의는 없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습니다.

- 분량이 많아서 다 보는 데 시간이 걸립니다
- 초보에게는 어려운 부분도 있습니다
- Vue나 Svelte는 다루지 않습니다 (React/Next.js 중심)

하지만 이건 오히려 장점이기도 합니다. 깊이 있게 다루기 때문에 분량이 많은 거니까요.

추천하는 사람

저처럼 이런 분들에게 강력히 추천합니다:

- 취업했는데 실무 적응이 어려운 신입
- 시니어들 대화가 안 들리는 분
- 코드 리뷰 받을 때마다 지적받는 분
- 레거시 코드가 이해 안 되는 분
- 기초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분
- 평생 쓸 레퍼런스가 필요한 분

추천하지 않는 사람

반대로 이런 분들에게는 비추천:

- 프로그래밍을 처음 하는 분
- React를 한 번도 안 써본 분
- 당장 다음 주까지 뭔가 만들어야 하는 분 (급한 불 끄기용은 아님)

이 강의는 "깊이 있게 배우는" 강의입니다. 시간 투자가 필요합니다.

가격? 첫 월급으로 뽑습니다

가격이 부담된다고요?

저도 그랬습니다. 신입이라 월급이 많지 않았으니까요.

하지만 지금 생각하면, 월급 한 달치보다 훨씬 가치 있는 투자였습니다.

이 강의 덕분에:
- 실무 적응 속도가 빨라졌고
- 코드 품질이 좋아졌고
- 팀 내 인정을 받았고
- 성과급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무엇보다, 매일 출근이 두려웠던 게 이제는 기대됩니다. 오늘은 뭘 배울까, 뭘 만들까.

마치며: 살아남는 게 먼저입니다

취업은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운 좋게 들어갔어도, 살아남지 못하면 의미가 없습니다.

저도 운 좋게 취업했습니다. 하지만 기초가 없어서 매일이 공포였습니다.

프론트엔드 마스터클래스 하나가 제 구명줄이 되었습니다.

3개월 전, 코드 리뷰 받을 때마다 식은땀 흘리던 제가.
지금은 다른 신입에게 코드 리뷰를 해주고 있습니다.

당신도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저도 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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